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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는 어떻게 읽는가(조지 손더스의 쓰기를 위한 읽기 수업) 종종 리뷰를 써 줄 독자를 모집한다는 서평 이벤트에 지원을 하는데, 이번 책은 꽤 욕심이 났다. 기승전결 카페에서 출판사 이벤트가 올라와 지원했는데 덥썩 되어 버렸다. 그리고 600 페이지가 넘는 책이 집으로 왔다. 저자 조지 손더스는 시러큐스 대학에서 문학 강의를 하고 있다고 하고, 2017년에는 바르도의 링컨으로 맨부커상도 수상했다고 하는데... 아직 읽어보지 못했다. 찾아보니 죽은 자신의 아들을 그리워하는 아브라함 링컨과 그의 아들에 대한 이야기라는데, 얼마 전 스리랑카 여행을 하며 구입한 또 다른 맨부커 수상작 The Seven moons of Maali Almeida 와 비슷한 내용 같다. 위화의 제칠일도 그런 내용이었다. 책은 각 장마다 러시아 단편을 보여준다. 그 러시아 단편을 읽은 후 문장..
공정하다는 착각 (마이클 샌델) 싱가포르에 살며 한국에서 30년 살면서 본 것보다 더 많은 람보르기니를 보며 살고 있다. 내 남은 인생 월급을 다 모아도 살 수 없는 차를 모는 저 사람들은 어떻게 돈을 벌었을까? 주말에 공원을 걷다 보면 필리핀, 인도네시아, 미얀마 등의 인근 국가에서 온 가정부들이 삼삼오오 모여 자리를 깔고 도시락을 먹고 수다를 떨며 노는 풍경을 자주 본다. 각자의 고향에 두고 온 자녀들을 위해 그들은 한달에 40-50만원의 돈을 받으며 가정부로 살고 있다. 중동에서 파견 온 동료의 집에 놀러 갔다, 그 집 월세가 2천만원 정도 된다는 것을 알고 놀란 적이 있다. 이 집을 지은 인도 혹은 방글라데시 노동자는 한달에 50만원 정도의 월급을 받아 3년을 모아도 이 집 한달 월세를 낼 수 없다. 얼마 전 아프리카 국가를 포..
퀀텀(만화로 배우는 양자역학과 상대성이론) 요즘 SF나 슈퍼히어로물에서 우주선, 무기, 갑옷 따위를 강하게 질기고 가벼우면서도 유연하게 만들고 싶으면 첨단 나노 기술이라고 둘러대면 된다. 시간공간 이동을 청국장에 밥 비벼먹듯 능숙하게 하거나 삼다수로 경운기가 굴러가는 초자연 현상을 설명하고 싶으면 그것도 첨단 퀀텀기술이라고 하면 된다. 작년까지만 해도 꺼져가는 대한민국 경제를 살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 블록체인이라며 여기저기서 난리 쳤던 기억이 떠오른다. 돼지고기도 블록체인으로 유통하면 더욱 신선해지고, 생선도 블록체인으로 유통하면 죽었다가 살아나고, 자동차도 블록체인으로 시동을 걸면 연비가 절감되니 언젠가 마블 슈퍼히어로즈에 온몸에 자전거 체인을 감은 블록체인맨이 탄생할지도 모른다. 작년에 가장 재밌게 읽은 소설인 Blake Crouch의 R..
온 더 무브(올리버 색스) 페북에서 지인의 포스팅을 읽고 알게 된 올리버 색스. 리디북스에서 그의 책 4권, 편두통, 아내를 모자로 착각한 남자, 뮤지코필리아, 온더무브를 패키지로 판매하여 구입하였다. 아내를 모자로 착각한 남자는 제목 그대로의 증상을 비롯하여 신경정신과 의사인 본인이 만난 환자들 이야기를 모은 것이다. 이후 편두통을 읽다가, 왜 편두통이 발생하는지, 증상이 어떠한지에 대한 이야기가 그닥 흥미롭지 않아(내가 편두통을 앓지 않아서일지도..) 올리버 색스의 자서전인 '온 더 무브'로 옮겨 탔다. 올리버 색스는 아버지가 의사인 영국의 부유한 집에서 태어났고, 4 형제 중 막내였다. 좋은 교육 과정을 거치고 바이크와 글쓰기를 즐기는 사람이다. 의사가 되어 미국으로 건너가 진료 일을 하게 되었고 자신이 만난 환자들을 소재로..
팀 페리스의 '타이탄의 도구들' 중 마르셀로 가르시아 이야기 팀 페리스의 책 '타이탄의 도구들'에 주짓수의 구루 마르셀로 가르시아 얘기가 나온다. 굳이 해석하고 의미를 갖다 붙이기엔 내공이 안되는지라 그냥 퍼서 붙인다. '마르셀로는 100년에 한번 나올까말까 한 최고의 주짓수 마스터다... 주짓수 선수들은 대부분 대회를 앞두고 자신의 훈련 과정을 철저히 비밀에 부친다. 그런데 마르셀로는 자신의 스파링 연습을 비롯한 디테일한 훈련 모습을 인터넷에 모두 공개한다. 마르셀로는 그 이유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나는 3~4주 후에 있을 시합에서 경쟁자들에게 사용할 기술을 미리 보여준다. 그러면 상대 선수들은 자신도 모르게 내 기술을 연구하게 된다. 이게 무슨 뜻이냐면, 상대가 무의식 중에 내 전략과 경기 운영 방식에 점점 큰 영향을 받는다는 것이다. 생각해보라. 상대가 ..
열광금지 에바로드 by 장강명 에바로드를 읽으며 장강명의 소설은 4권째다. 1월에 장강명의 소설만 4권을 읽었다. 문장이 쉽게 읽히고, 스토리가 지루하지 않다. 교회에서 어린이 설교 시간에 한 집사님이 EBS 지식채널의 에바로드 이야기를 틀어주었다. 굳이 남들이 다 하라는 것을 하며 살 필요는 없다고, 자기가 하고 싶은 것을 하며 재밌게 살자는 이야기를 했다. 그 이야기가 너무 좋았고, 해당 지식채널을 2~3번은 더 본 것 같다. 그리고 주말을 이용해 네이버에서 2천원을 내고 에바로드 다큐멘터리 영화를 봤고, 그 후 소설을 읽었다. 다큐멘터리와 소설의 스토리는 겹친다. 에반게리온 오덕후인 주인공이 에반게리온 극장편에 맞춰 개봉된 스탬프 이벤트를 위해, 프랑스 파리-일본 도쿄-미국 샌프란시스코-중국 베이징- 다시 일본 도쿄로 이어지는 ..
장강명의 '표백' 책 자체의 제목이 내 생각과 비슷해서 '한국이 싫어서'라는 책을 리디북스에 담아서, 오키나와 가는 비행기 안에서 읽었다. 기자 출신다운 간결한 문체가 쏙쏙 들어와 순식간에 페이지를 넘긴 후에, 장강명의 '댓글부대'를 읽었다. 그리고 다시 '표백'을 읽게 되었다. (장강명의 '에바로드'는 전자책으로 나오지 않아 교보에 당일 배송 주문을 했는데.. 어찌된 것인지 지난주 금요일날 당일 배송 신청한 책이 그 다음주 화요일인 지금까지도 오지 않고 있다) 신촌을 생활 기반으로 살아가는 젊은이들이 스펙을 쌓고, 취업 전선을 향해 돌진하는 과정에서 누군가가 자살선언을 하고 세상을 떠나고, 그 여자 아이의 메시지는 이후 시간을 두고 그 친구들에게 전해진다. 각 친구들은 3년 후에 혹은 5년 후에 각자의 방식으로 세상을 ..
장강명의 '댓글부대' 새벽의 시작은 장강명의 '댓글부대'였다. '한국이 싫어서'를 읽으며 주말판 기획 기사를 읽듯 넘어가는 느낌과, 11년간 기자로 살다 소설을 쓴 작가 개인의 스토리에 끌리게 되었다. 기자 출신이 쓴 소설을 보면, 경찰과 세상을 보는 눈이 꽤 비슷하다는 생각이 든다. 이 소설의 주요 소재가 된 국정원 댓글 공작은 내 삶과 크게 무관하지 않았던 것 같다. 국정원 김하영의 노트북 분석을 했던 분들, 그 당시 사건수사에 2~3차적으로 얽혔던 경찰관들, 이 사건에 분노하고 경찰대 교수직 사표를 던진 은사님, 그분과 이 사건을 사이에 두고 둘로 갈린 경찰대학 동문들.. 무엇보다 내가 요즘 부쩍 경계하고 피하고 싶은 것은 '생각의 강요' 이다. 내가 삶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착실하게 살고 있던 간에, 그것은 자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