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퀀텀(만화로 배우는 양자역학과 상대성이론)

요즘 SF나 슈퍼히어로물에서 우주선, 무기, 갑옷 따위를 강하게 질기고 가벼우면서도 유연하게 만들고 싶으면 첨단 나노 기술이라고 둘러대면 된다. 시간공간 이동을 청국장에 밥 비벼먹듯 능숙하게 하거나 삼다수로 경운기가 굴러가는 초자연 현상을 설명하고 싶으면 그것도 첨단 퀀텀기술이라고 하면 된다.

 

작년까지만 해도 꺼져가는 대한민국 경제를 살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 블록체인이라며 여기저기서 난리 쳤던 기억이 떠오른다. 돼지고기도 블록체인으로 유통하면 더욱 신선해지고, 생선도 블록체인으로 유통하면 죽었다가 살아나고, 자동차도 블록체인으로 시동을 걸면 연비가 절감되니 언젠가 마블 슈퍼히어로즈에 온몸에 자전거 체인을 감은 블록체인맨이 탄생할지도 모른다.

 

작년에 가장 재밌게 읽은 소설인 Blake Crouch의 Recursion을 읽은 후, 같은 작가의 작품들을 사놓고 하나하나 보는 중인데, 그 중 Dark Matter을 읽으며 평행우주와 슈뢰딩거의 고양이, 양자 이런 얘기를 듣다 보니 이런 분야만 좀 알면 여기저기서 꽤 많은 썰을 풀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리디북스에서 이 책을 집어 들었다. 결정적으로 만화로 되어 있다.

 

어쩌면 이렇게 그림도 잘 그리면서 중성자, 쿼크, 퀀텀, 파동, 입자 같은 개념들을 잘 설명하는지.. 슈뢰딩거의 고양이라는 얘기는 지겹게 들었지만, 그래서 고양이가 어쨌다는 것인지 난해했는데, 이 책에서 만화로 보니 어렴풋이 소재로 쓸만큼은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이제부터 나의 모든 고난은 양자역학의 힘으로 해결될 기분이다. 이 작가가 빌 브라이슨의 '거의 모든 것의 역사'도 만화로 한번 그려주면 좋겠다.

 

https://ridibooks.com/books/189000016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