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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광금지 에바로드 by 장강명

 에바로드를 읽으며 장강명의 소설은 4권째다. 1월에 장강명의 소설만 4권을 읽었다. 문장이 쉽게 읽히고, 스토리가 지루하지 않다.

 교회에서 어린이 설교 시간에 한 집사님이 EBS 지식채널의 에바로드 이야기를 틀어주었다. 굳이 남들이 다 하라는 것을 하며 살 필요는 없다고, 자기가 하고 싶은 것을 하며 재밌게 살자는 이야기를 했다. 

 그 이야기가 너무 좋았고, 해당 지식채널을 2~3번은 더 본 것 같다. 그리고 주말을 이용해 네이버에서 2천원을 내고 에바로드 다큐멘터리 영화를 봤고, 그 후 소설을 읽었다. 

 다큐멘터리와 소설의 스토리는 겹친다. 에반게리온 오덕후인 주인공이 에반게리온 극장편에 맞춰 개봉된 스탬프 이벤트를 위해, 프랑스 파리-일본 도쿄-미국 샌프란시스코-중국 베이징- 다시 일본 도쿄로 이어지는 여정을 이어 갔고, 최초의 이벤트 달성자가 된다는 이야기이다. 

 내가 왜 이 짓을 하고 있을까라는 회의감도 들지만, 그래도 내가 좋아하는 일이니 묵묵히 밀고 나가는 길, 에바로드. 모든 스탬프를 다 찍고 일본 도쿄 에바스토어에 인증을 받으러 갔을 때, 모두가 스고이를 외치던 뿌듯함 때문은 아닐 것이다. 

 에바로드의 꿈을 이룬 후 주인공은 세상에 재밌는 것이 더 많을텐데, 이제 뭐하고 살지라고 묻는다. 그는 결국 또 다른 재미를 찾아 새로운 길을 개척할 것이다.  

 얼마전 함께 경북청에 발령난 후배가 자취방을 얻어 주말 부부를 하게 되어 너무 신난다고 말했다. 동기들에 비해 일찍 결혼을 해서 벌써 7살, 5살인 아이가 둘이나 있었기 때문에 꽤 오랜 시간 육아에 지쳐 있었나보다. 

 근데 바로 그 다음날 아침 내게 오더니, 혼자 있으니 너무 막막한데 뭘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뭔가 재밌는 것을 알려 달라고 묻더라.  

 번아웃 세대인 우리가 항시 지쳐 있는 것도 문제지만, 막상 시간이 주어졌을 때 뭘 해야 할지 모르는 것은 더 큰 문제이다. 

 책을 덮으며 결심했다. 나 또한 오덕후의 길을 가겠다고... 틈틈히 돈을 모아 어벤져스 피규어를 하나하나 모아가겠다고. 오늘 낮에 신세계 백화점에서 본 토니 스타크 피규어를 반드시 알리익스프레스를 통해 공수하겠다고. 

 김정운 교수 말대로, 집과 차는 마음껏 못할지언정, 그 정도는 내 맘대로 하고 살아야겠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