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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는 어떻게 읽는가(조지 손더스의 쓰기를 위한 읽기 수업)

종종 리뷰를 써 줄 독자를 모집한다는 서평 이벤트에 지원을 하는데, 이번 책은 꽤 욕심이 났다. 기승전결 카페에서 출판사 이벤트가 올라와 지원했는데 덥썩 되어 버렸다. 그리고 600 페이지가 넘는 책이 집으로 왔다. 

 

저자 조지 손더스는 시러큐스 대학에서 문학 강의를 하고 있다고 하고, 2017년에는 바르도의 링컨으로 맨부커상도 수상했다고 하는데... 아직 읽어보지 못했다. 찾아보니 죽은 자신의 아들을 그리워하는 아브라함 링컨과 그의 아들에 대한 이야기라는데, 얼마 전 스리랑카 여행을 하며 구입한 또 다른 맨부커 수상작 The Seven moons of Maali Almeida 와 비슷한 내용 같다. 위화의 제칠일도 그런 내용이었다. 

 

책은 각 장마다 러시아 단편을 보여준다. 그 러시아 단편을 읽은 후 문장 하나하나를 쪼개듯이 이 묘사가 의미하는 것이 무엇인지, 그리고 이 문장들이 어떻게 독자들이 계속 읽어가게 만드는지를 알려준다. 이야기를 쓰다 보면 큰 흐름에 집착하느라 세밀한 묘사를 읽어버리는 경우가 많은데, 그런 기법들을 길러주는데 도움이 될 테크닉을 얻었다고 해야 하나?

 

러시아 문학들을 별로 접하지 못했다. 읽을 때마다 너무 긴 등장 인물들의 이름과 한 없이 주절주절대는 듯한 심리와 풍경 묘사 때문에 질려버리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것이 문학의 기법으로 접근할 때는 꽤 훌륭한 장치가 된다는 것을 이 책에 나온 사례들을 통해 이해하게 되었다. 서평을 쓰기 위해 조금 빨리 훑고 지나갔지만, 2독, 3독을 하면 내가 놓친 부분이 많이 보일 것 같다. 세밀한 글을 쓰고 싶은 분들에게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