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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짓수 이야기

트레이닝 노트 쓰기

12월부터 주짓수 수련이 끝나면 그날 배운 내용에 대해서 노트를 쓰고 있습니다. 주짓수를 처음 시작한게 2015년이니 3년 조금 안되는 시간동안은 그냥 수업 끝나면 돌아서는 구조였는데, 사람 기억력이라는게 정말 쿠크다스 같은 것임을 절실히 느끼고 있거든요. 


2017년 초에 베르나르도 파리아의 클로즈드 가드 온라인 강의를 구입한 후에 한번 본 후에 3-4개월 정도 지난 후에 다시 보니 내용이 완전 새롭더군요. 이전에 강의를 들으며 몰랐던 디테일한 부분도 다시 보이구요. 마찬가지로 수업을 들으면서 그냥 대수롭지 않게 여겼던 내용들도 언젠가 지식과 기술이 늘었을 때 다시 그 의미를 알게 될 것 같습니다. 


얼마전에 이볼브 체육관을 떠났지만, 유일하게 10th 플래닛 주짓수를 강의하던 릭 마샬 선생님도 본인이 다른 사람의 세미나 등을 들을 때는 작은 수첩과 펜을 들고 와서 열심히 메모를 하더라구요. 같이 수련하는 분 중에 20년간 주짓수 수련을 들었다 중단했다 하며 결국 블랙벨트에 도달한 Mr. 딘 선생님 같은 경우는 집에 가서 그날 수련한 내용을 모두 기록한다고 얘기하네요. 


이렇게 차곡차곡 수업을 듣다보면 언젠가 승급은 계속 할 것이고, 조직 내에서든 어디든 주짓수를 가르칠 기회도 생길 것 같습니다. 아세안 지역 인근의 미얀마, 스리랑카라거나 아프리카 지역 등 주짓수 기반이 거의 없는 국가에서 체류하게 된다면 직접 지도하며 키워 나갈 일도 생길듯 하구요. 그러다보면 결국은 제대로 된 커리큘럼을 마련해야 할텐데, 그날 그날 유튜브 동영상을 찾아가며 수업을 때우기 보다는 제가 겪었던 수련 과정을 그대로 풀어가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더욱 수련 노트 작성이 필요한 이유이죠. 


그런데 주짓수의 미묘한 동작을 글로만 풀어간다는게 참 어렵습니다. 그렇다고 그림을 그리자니 실력도 후달리고, 무엇보다 시간이 많이 걸리지요. 대부분의 주짓수 학원은 동영상 촬영을 금지하고 있구요. 수업이 끝난 후 다른 수련생의 협조를 얻어 찍으면 되긴 하는데, 동영상이란 것을 찍고 나면 항상 박아두기만 하는 제 습관과 맞지 않습니다. 결국은 글로 쓰는 것으로 귀결이 되는데, 쓰다보면 옛날 중국 무협 영화의 주인공이 찾은 비법서는 도대체 어떻게 쓰여졌길래, 그걸 보고 하늘도 날아다니고 장풍도 쏘고 그러는지 참 궁금합니다. 


어쨌든 수련 노트는 계속 쓰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혹시나 먼 훗날 주짓수라는 무술이 멸종하였을 때 후손들이 이를 복원할 수 있는 사료가 될 수도 있으니까요. 혹시 수련노트를 쓰시는 분들이 더 좋은 아이디어를 알려주신다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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