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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 체류기

아헹가 요가 수련기

싱가포르에서 요가 수업을 들은 분 중에 가장 좋아하는 두분이 모두 인도분이다. 한분은 이볼브 수업에서 종종 기존 선생님의 백업으로 나오던 분인데, 호홉에 집중해서 몸을 단계적으로 여는 방법을 알려주셨다. 다른 분은 지금 다니는 아헹가 요가 스튜디오에 계신 분인데, 크리슈나라는 포스 있는 이름을 쓰신다. (스티브잡스의 스탠포드 연설을 기억하는 분들은 이 이름을 들어봤을 것이다. 잡스가 크리슈나 사원의 공짜 점심을 얻어먹기 위해서 꽤 먼 길을 걸어갔다는 이야기가 있으니..) 통통하게 뱃살이 붙었지만 몸은 원피스 주인공처럼 고무고무하고, 살짝 웃음을 머금은 장난스러운 표정을 지으면서 담담하게 말씀하시는데, 수업시간마다 새로운 동작 몇가지를 알려주시니 지루할 틈이 없다.

 

어제 주짓수 수업을 마친 후 요가 스튜디오로 가서 크리슈나 쌤의 '얼라인&플로우' 수업을 들었다. 인버젼 위주의 수업이었는데, 주짓수까지 한판 하고 온 후라 팔이 후들거려 힘들었다. 접이 의자를 이용한 다운독 자세를 잡게 한 후 선생님이 숫자를 세는데, 일부러 숫자 중간중간에 딴청을 피우며 숫자를 늦게 셀 때마다 학생들의 한숨 소리가 들린다. 숫자가 다 채워질 때까지 이를 악물며 버텨야 하는 것 아니냐고 하지만, 요가는 절대 인상을 쓰면 안되기에 억지로 입꼬리를 올려 미소짓는 표정으로 버텨야 한다. 웃는게 웃는게 아닌 상황이 요가의 일상이다. 접이 의자에 다리를 올린 후 볼스터로 허리를 들어올리는 방식으로 사바아사나를 마친 후 가뿐해진 몸에 놀라워하며 집으로 돌아왔고, 깊게 7시간을 잘 수 있었다. 한국에 돌아간 후에도 계속 아헹가 요가 수련을 이어가고 싶은데, 과연 지금만큼 만족스러운 수업을 듣기 위해서는 어디로 가야할지 고민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