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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 체류기

싱가포르의 수도물

싱가포르는 말레이시아에서 물을 수입해서 쓴다는 얘기를 들어보셨을 것입니다. 


싱가포르 북부지역 코즈웨이에 가면 국경을 넘는 다리 옆으로 세개의 파이프가 나란히 뻗어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출처 : Straight Times>


싱가포르는 말레이시아에 있는 조호(Johor) 지역의 강에서 매일 2억5천만 갤러의 강물을 취수하고 있고, 


정수를 한 후에 2%에 해당하는 5백만 갤런의 물을 다시 말레이시아로 보냅니다. 


위 사진에 나오는 파이프 중 2개는 말레이시아에서 취수하는 것이고, 하나는 돌려보내는 것이라고 보면 됩니다.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는 1927년에 처음 물 공급에 대한 협정을 맺었고, 


이후 1961년에 2011년까지 유효한 협정을 맺어 8천6백만 갤런을 공급하기로 했다가, 


바로 다음해인 1962년에 매일 2억 5천만 갤런을 2061년까지 100년간 공급하는 협정을 체결했습니다. 


이때 협정에서 1000갤런(약 4500리터)에 3말레이센트에 공급하기로 했는데, 


문제는 100년짜리 협정을 맺어버리니 화폐 가치가 떨어져도 이를 변경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종종 말레이시아의 정치인들이 헐값에 공급되는 물값을 얘기하며 이걸 끊어버리니 마니 하며 이슈를 가져올 때가 있습니다. 


말레이시아가 배짱을 부리기 힘든 이유는, 조호 지역 내 수질오염이 심하여, 싱가포르에서 되돌려 보내는


상수도에 어느 정도 의지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종종 수질오염 사태라도 날까 싶으면, 말레이시아에서 싱가포르에 상수도 공급을 늘려줄 것을 요청하기도 합니다. 


그럼 싱가포르는 마냥 말레이시아에서 보내주는 물에만 의존하고 있을까요? 


싱가포르에 지내다보니 이 나라의 공무원 수준에 놀랄 때가 많습니다. 


청렴한 곳은 물론이거니와, 영어가 자유로워서 그런지 해외에서 좋은 교육을 받은 사람도 많구요, 


그러다보니 미래를 예측하고 이끌어가는 능력도 대단합니다. 


2061년이 왔을 때 말레이시아에서 협상의 주도권을 쥐고 흔들거나 그 전이라도 협정 파기를 선언할 수 있는데요, 


싱가포르는 3가지 방법으로 이를 대비하고 있습니다. 


첫번재는 싱가포르 국토 내 취수 시설을 개발하여 상시 수원을 확보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관광지로 유명한 마리나지역 또한 일종의 저수지로 작용하고 있구요. 


싱가포르에의 우기에는 비가 미친듯이 오기 때문에 이를 그냥 흘려보내기는 아까울 것입니다. 


두번째는 바닷물을 담수화하는 기술을 개발(Desalinated Water)하여 현재 3개의 시설을 운영중이며,  


이 규모는 전체 공급의 30%를 충당 가능하고, 2020년에 2개의 시설이 추가로 완공 예정입니다. 


2060년까지 전체 수요를 30%를 공급하는 계획을 가지고 있습니다. 


지금도 30%인데, 왜 미래에도 그대로이냐구요?


싱가포르는 2060년에 현재보다 2배 이상의 수요가 발생할 것을 예측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인구가 늘어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인가요? 출산율이 낮아 고민을 하던데....   


또한 사용한 물을 다시 정수하는 기술을 NEWater이라는 이름으로 개발중입니다. 


위 기술은 진작에 1970년대부터 제안되었던 것이고, 기술개발을 거듭하여 현재 싱가포르 내에 있는 5개의 시설은


전체 수요의 40%까지 공급할 수 있고, 2060년대까지는 이를 55% 수준으로 올릴 예정이라고 합니다. 


특히 이렇게 정수된 물은 15만 단계의 과학적 실험을 거쳐 WHO의 인증을 받았다고 하네요. 


이래저래 미래를 예측하고 준비해가는 싱가포르의 정부에 감탄할 수 밖에 없습니다. 





출처 : 1. https://www.pub.gov.sg/watersupply/fournationaltaps

         2. https://en.wikipedia.org/wiki/Water_conflicts_between_Malaysia_and_Singap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