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와 그제는 타이푸삼 축제가 있었습니다. 출근해서 일하느라 축제를 가까이서 본건 아니지만, 밤에 행진하는 것과 와이프가 낮에 구경하며 보내준 사진들이 있네요. 힌두의 전쟁과 승리의 신인 무르간 신을 기리기 위한 축제라고 하는데요. 바로 아래 사진에 나온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남인도 타밀족의 주신이라고 하는데, 저는 외모를 보고는 시바신인줄 알았네요. 힌두교는 그리스 신화만큼이나 다양한 신이 있어서 암기력을 조금 갖춰야 할 것 같습니다. (이미지는 구글에서 퍼왔습니다)
신화를 찾아보니 스리 마하마리암만이라는 여신이 있었고, 그녀에게는 게으른 장남 카나바다와 순수하고 우직한 차남 무르간(바로 위 사진에 나오는)이 있었는데요, 두 아들에게 가장 소중하다고 생각하는 것을 찾아 주위를 세바퀴를 돌면 자리를 무려준다는 제안을 했습니다. 차남은 지구가 가장 소중하다고 생각해 우직하게 이를 돌고 있는데, 장남은 집에서 팽팽 놀다가, 어머니가 꾸짖자 그제서야 어머니가 제일 소중하다며 그 주위를 세바퀴 도는 기발한 생각으로 이 경쟁을 끝냈죠.
여신은 감동하여 장남에게 권력을 넘겨줬고, 죽어라 고생만 한 차남은 상심하여 말레이시아 콸라룸푸르 북쪽에 있는 바투동굴에 들어가 다시 나오지 않았죠. 이에 미안함을 느낀 형이 동생을 만나러 갔는데, 동생은 1년에 한번만 형을 만나 주었고 그 날이 타이푸삼이라고 합니다. 사람들은 이 축제일에 무루간을 기리는 의미에서 고행을 하며 걷기 시작했습니다.
축제 기간동안 고행의 길을 걷기 위해 한달동안 채식만을 하면서 준비를 한다고 하는데요, 카바디라고 부르는 대못이 달린 거대한 틀을 쓰고 걷기도 하고, 낚시 바늘을 몸에 꿴 후 거기에 오렌지 등 무거운 물건을 달아 걷기도 합니다. 고행의 형태는 다양한데, 그 가족들이 5키로 정도 되는 고행의 길을 함께 걸어주며 소리를 지르며 응원하고, 물을 먹여주기도 한답니다.
고행의 길이 끝나는 스리마리아만 템플은 싱가폴에서 가장 오래된 힌두교 사원인데요, 마침 집 근처라서 힌두교 신도들이 야간 행진하는 모습을 찍을 수 있었습니다. 밤 늦게까지 머리에 항아리를 지고 행진을 하는데요, 밤 12시에 사원이 열리길 기다리며 그 앞에서 긴줄을 기다리는 모습을 담았습니다.
야간 행진의 모습입니다. 다들 부지런히 목적지를 향해 걸어가는데요, 이렇게 가서도 사원이 행렬에 대한 문을 열어주는 밤 12시까지 기다려야 합니다. 행진 구간은 교통통제를 해서 걷는 분들이 안전하게 이동할 수 있습니다. 힌두교 음악을 꽤 크게 틀어 놓는데 밤 11시까지 이 음악 소리를 참으며 잠을 설쳤던 기억이 납니다.
이동 경로 중간에 이런 전광판을 설치해 놓고 해당 시간까지 사원에 도달해야 함을 알려줍니다. 큰 보름달이 떴던 어제가 축제의 종료일이었습니다.
대못으로 만들어진 틀을 쓰고 걷는 사람입니다. 종교적 열반에 이르면 고통이 느껴지지 않는다는 얘기도 있습니다. 무루간 신이 타고다니는 공작새의 형태를 하고 있는 것 같죠?
싱가포르에 있는 힌두교 신자들은 모두 볼 수 있는 것 같습니다.
몸에 피어싱을 하고 이런 마차를 끄는 분들도 있었구요..
멀리서 보면 잘 알 수 없는 고행의 방법입니다. 몸에 낚시 바늘을 꿴 후에 거기에 오렌지 같은 과일을 하나하나 매단 것입니다. 말하는 것만으로도 꽤 괴로운 형태의 고행입니다.
이들이 고행을 통해 얻고자 깨닫고자 하는 것이 무엇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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