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얘기가 탐라인에 올라온다. 싱가폴은 최저임금 제도가 없다. 우리의 고용부에 해당하는 부처에서 공식 답변으로 임금은 공급과 수요에 의해 결정되도록 했다고 나온다. 1인당 국민소득이 5만불이 넘는 국가라면, 우리나라 최저임금 기준으로 12500원 정도(15-16 싱가폴 달러)를 잡아야 할 것이다. 얼마전 피자가게 앞을 지나며 본 피자배달원의 시급이 7달러(5600원) 정도였던 것 같다.
싱가폴은 외국 인력을 많이 쓴다. 글로벌 기업 같은 화이트 컬러뿐 아니라, 길에서 청소를 하거나 풀을 깍고 심거나 공사장에서 노동을 하는 이들도 외국 인력을 많이 가져다 쓴다. 지금 근무하는 곳은 경비용역을 민간업체에 의뢰했는데, 이 사람들은 대부분 말레이에서 오토바이를 몰고 국경을 넘어 출퇴근을 한다. 아이를 가진 평범한 맞벌이 가정들은 대부분 필리핀이나 인도네시아에서 온 가정부를 두는데 이들의 임금이 한달에 700 싱가폴달러(약 56만원)이고, 이와 별도로고용인이 약 300 싱가폴달러(약24만원) 정도를 정부에 세금으로 낸다고 한다. 싱가폴이 최저임금 제도를 도입한다면 외국 인력들이 주를 이루는 노동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클 것이다.
최저임금을 정하면 소득 재분배 효과가 생겨서 소비가 촉진될 것이라고 한다. 혹자는 임금 인상 효과가 물가에 반영되어 별소용이 없을것이고, 오히려 고용이 위축될 것이라고 한다. 외국인 노동자에게도 최저임금제가 적용되는 경우를 생각하면 대부분의 노동 인력들이 싱가폴보다는 한국을 더 좋은 조건으로 생각할 수 있다. 그렇다고 외국 인력에게만 최저임금제가 적용되지 않게 한다면, 싸게 덤핑으로 쏟아지는 인력 앞에 한국의 노동자들은 더더욱 경쟁력을 잃을 것이다.
1인당 국민소득이 1만불, 2만불, 3만불이 되는 동안 식당에서 서빙하는 아줌마들의 월급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고 한다. 당장 중국에서 넘어온 조선족 아줌마와 경쟁해야 했고, 그 과정에서 많은 임금 인상을 겪지 못했다. 그러다보니, 정부의 이주 정책에 불만을 품을 수 있고, 이주민에 대해 적대적이고 보수적인 시각을 가지게 되는 것 같다. 그러다보니 극빈층임에도 불구하고 보수정당에 더 많은 지지를 보내게 된다. 사회 현상을 분석하는 것과 잘 풀리게 끌고 가는게 힘든것 같다. 정책이 시행되었으니 좋은 효과를 가져오길 바랄 뿐이다.
<2018. 1. 4. 페북에 올렸던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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