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여행기를 써서 공유하려고 했던 가장 큰 이유는 엘라에서 미리사 구간 이동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어서였다.
이번 여행을 준비하며 가장 난이도가 높을 것으로 예상했던 구간이기 때문이다.
배낭여행을 하는 분들은 엘라에서 마타라 가는 버스를 타고 6-7 시간 정도를 달린 후에,
마타라에서 미리사, 웰리가마 등을 거쳐 골(Galle)로 가는 버스를 많이 이용하는 것 같다.
이 루트를 택하는 경우 돈은 1000 루피 남짓 들지만 스리랑카의 버스 탑승이 난이도가 좀 있다.
인도 TATA 자동차에서 만든 디젤엔진 버스를 가는데 승차감이 그닥 좋지 않다.
게다가 많은 배낭 여행객들이 엘라에서 스리랑카 남부로 이동하는 루트를 택하다 보니,
버스에 사람이 몰리면 좌석이 보장이 되지 않는지라 6시간 동안 서서 가야 하는 경우가 생길 수가 있다.
나름 자리를 확보할 수 있는 방안으로는 엘라에서 북서쪽으로 20여 킬로미터 떨어진 반다라웰라에 가서
마타라 가는 버스를 출발지에서 탑승하는 방법인데 이런 경우에도 뚝뚝 비용이 좀 들어갈 것이다.
고민 끝에 우리는 돈을 써서 시간을 아끼고 몸을 보전하기로 했다.
즉, 승용차 운송 서비스를 이용하기로 한 것이다.
인터넷에 검색을 해 보면 srilankacaranddriverhire.com 사이트에서 역경매 방식으로 기사를 찾을 수도 있다.
엘라 시내에 택시 업체에선 1인당 9만 루피 정도를 부르며 약간 할인을 해 줄수도 있다는 암시를 했다.
인터넷 검색으로 찾은 택시서비스에선 처음에 2만3천 루피를 불렀는데, 마지막에 2만1천 루피로 딜을 했고,
다른 싼 가격의 옵션을 찾아서 해지하려고 하니 1만8천 루피에 해주겠다는 제안까지 했다.
일행을 모을 수 있다면 승용차 한대에 1만8천 루피 정도면 이동할 수 있는 것 같다.
우리는 운 좋게 엘라 이틀차에 이동한 숙소 아주머니가, 마침 다른 손님 두명이 골 인근까지 가기로 했는데,
우리가 원한다면 그 차에 13만 루피에 태워줄 수 있다고 했다. 처음에 1만5천 부르던 것을 깍은 값이다.
북유럽 어딘가에 온 그 손님 두명은 1만9천 루피 정도를 낸 것 같다.
우리는 북유럽에서 온 그 누님 두분을 하늘에서 내려온 천사라고 불렀다.
사실 엘라에서 얄라 국립 공원을 가서 사파리를 하고 싶은 마음도 있었는데,
시기리야에 머물며 하바나라에 가서 코끼리 사파리를 이미 한 번 했던 상황이라 다음으로 미루기로 했다.
어쨌든 이번 여행에 가장 난이도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 구간을 이렇게 돈을 발라 좀 쉽게 해치웠다.
4만3천원 정도이니 외식 한번 안 하면 되는 돈이고, 3시간반 정도를 달려 미리사에 쉽게 도착했다.
로컬 버스를 이용해서 7-8 시간의 여정을 거쳤으면 1-2천 루피 정도에 교통비 해결이야 했겠지만
버스에서 시달리고 매연 마시며 골병이 들어 약값이 더 나왔을지도 모를 노릇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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