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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볼브 MMA 2년 체험기

올해 5월 22일자로 2년 넘게 다니던 이볼브MMA의 멤버십이 끝나 그레이시 바하로 옮기게  되었습니다.

 

싱가포르에 오기 전부터 이볼브에서 운동을 하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고, 

 

도착한 바로 다음날 오차드 센트럴에 있는 체육관을 찾아가 트라이얼을 알아보고 그랬으니 

 

제 싱가포르 생활에서 꽤 컸던 부분입니다.

 

어제는 같이 운동하던 친구들이 퍼플로 승급을 했고, 저도 아마 그 자리에 있을지도 몰랐는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체육관을 옮기게 된 이유를 정리해 보았습니다.   

 

워낙 유명한 체육관이고 많은 분들이 궁금하실듯 해서 정리해보고자 합니다. 

 

먼저 이볼브 MMA의 장점들을 얘기하자면 

 

1. 오차드, 차이나타운 같은 중심가에 위치해 있고 시설이 좋다 

 

2. 주짓수를 브라질 블랙벨트들에게 배울 수 있다. 제 수업을 담당했던 알미로 사범님과 정도 많이 들어서 

 

체육관을 옮기기 전에 가장 많은 고민을 했던 부분입니다. 마지막까지 저를 달래며 퍼플 승급하고 계속 같이

 

운동하자고 하셨는데.. 어제 퍼플띠 승급자리에서 함께 했으면 더 좋았을텐데.. 아무래도 그 부분이 제일 아쉽네요.

 

3. 이외에도 무에타이 수업, HIIT(워리어핏이라고 부름) 등의 운동도 체력 내에서 더 할 수 있다. 

 

4. 꽤 다양한 시간표에서 자기 시간에 맞춰서 할 수 있다. 싱가포르는 플렉스 타임 운영을 하는 곳도 많아서

 

이런 시간표가 가능한 것 같습니다. 

 

단점을 얘기하면, 

 

1. 좋은 위치에 있다 보니 가격이 비싸다. 제 기억에 1년차에 4400 싱달러(약 360만원) 정도를 내야 합니다. 

 

올해 3년차가 되어 15% 할인 등등 해서 3600달러 정도를 내는거였는데, 여러 지점을 이용하는 블랙카드를 결제할 경우

 

매달 30 달러 정도를 더 내야 합니다. 

 

2. 1년치 회비를 한번에 납부해야 한다. 중간에 그만두게 되어도 일부 환불이 안되고,

 

타인에게 판매하거나 양도해서 멤버십을 옮겨줘야 합니다. 

 

종종 카루셀 같은 중고거래 사이트를 검색해 보면 자신의 멤버십을 판다는 글이 올라옵니다. 

 

3. 멀티짐의 특성상 수업이 끝나면 바로 매트를 넘겨줘야 한다.

 

종종 나머지 공부를 하고 싶거나 추가 연습을 하고 싶어도 다음 클래스가 들어오기 때문에 자리를 넘겨줘야 합니다.

 

경우에 따라 구석 자리를 잡아 연습을 하기는 하는데, 사범님들이 다른 지점에 수업이 있어 급히 떠나기도 하죠 

 

4. 대형 체육관의 특성상 회원 한명한명에 대한 세심한 관리가 부족하다. 

 

제가 이볼브를 다니면서 가장 큰 불만을 가졌던 부분입니다. 

 

올해 2월 처음 보는 상대와 스파링을 했는데, 그 친구가 조금 과격한 플레이를 했던 것 같습니다.

 

시합이 아니라면, 처음 보는 사람은 서로 조심하며 스파링 하는게 맞는듯 한데

 

자신의 온 몸을 실어 테이크 다운을 하고, 본인이 가드에서 탈출을 하겠다고 상대의 안면 앞에서 무릎을 휘두르고.. 

 

체중은 120이나 나갈 것 같은 퍼플 벨트 녀석이 그런 짓을 하는데 도대체 왜 그냥 냅두는지.. 

 

결국 그 녀석의 무릎에 얼굴이 찍혀 안와골절을 입고, 한국에 가서 수술까지 받고 통원 치료를 했습니다. 

 

한국으로 두번은 오가는 비행기값에, 병원진료에, 부상 입기 5일 후에 잡혀 있던 휴가 일정도 모두 취소하느라 호텔비용, 항공기 비용 등

 

최소 몇백만원의 비용을 부담해야 했습니다.

 

그 와중에 체육관 운영진에게 당사자에게 경고 등의 조치를 해줘라.. 그러지 않으면 추가 부상이 발생할 것이다라는 얘기도 했는데.. 

 

결국 자기들이 뭘 했다는 얘기도 없고.. 회원이 안와골절로 수술을 하건 뭐 하건 체육관에선 별 관심이 없더군요

 

그냥 저 혼자 재수 없는 놈으로 모든 고통과 비용을 감당해야 했습니다. 

 

결국 3년차 재계약 시점이 되어서 고민을 하게 되더군요.. 

 

이런저런 고민을 하며 제 실력 향상을 위해서라도.. 그리고 제대로 돈을 내는만큼은 대우 받으며 운동하기 위해서 

 

클라키 인근에 있는 그레이시 바하 체육관에 합류하게 되었습니다. 

 

이볼브를 떠나는 사람들 대부분이 저와 같은 비슷한 이유를 가지고 있더군요. 

 

실제 받는 것에 비해서 비용이 과다하다거나, 너무 큰 기업같은 체육관이다 보니 회원에 대한 세심한 관리가 없다는 이유 등등

 

누군가 제게 이볼브MMA에 대해 묻게 되면 적극 추천은 하지 않습니다. 

 

굳이 1년에 4천달러를 일시불로 내면서 그만한 가치를 뽑아내냐에 대해서는 의문이고.. 

 

본인이 매일 하루에 3시간씩 운동할 체력이 아니라면 그런 방대한 시간표가 필요한 것 같지는 않습니다. 

 

체육관에선 나름 요가, MMA, 레슬링 수업도 있다고 하지만, 요가의 경우 일과중에 이뤄지고, 

 

MMA나 레슬링 수업은 밤 늦게 있거나 주말 저녁에 있는 등 맘껏 수련할 수 있는 여건은 아닙니다.

 

제가 있던 오차드 센트럴에선 저 혼자 MMA를 듣고 싶은 경우 수업 진행이 어렵다고 해서 이뤄지지 않은 경우도 있고, 

 

그렇다고 그런 수업이 어느 정도 이뤄지는 다른 지점으로 가려면 추가 비용을 내고 블랙카드를 사야 하고.. 

 

체육관에선 월드챔피언에게 배울 수 있다는 마케팅을 하지만,

 

본인이 대회에 입상했다는 것과 잘 가르친다는 것은 항상 비례하지는 않습니다. 

 

물론 브라질 출신 사범님들의 주짓수 실력은 뭔가 넘사벽 같다는 느낌은 들었습니다. 

 

하지만 홈페이지에 나온 것처럼 호저 그레이시, 아오키 신야 같은 사람들이 항상 상주하며 수업을 하지는 않습니다. 

 

아오키 신야는 1년에 1주일 정도 와서 수업을 하는 정도이죠.. 미샤테이트도 아주 가끔 이벤트처럼..  

 

게다가 어느 정도 단계에 이르러 기술을 세밀하게 다듬고 싶다면, 

 

멀티짐보다는 주짓수 한종목만을 전문으로 하는 체육관이 더 좋지 않을까 싶습니다. 

 

아마도 당분간 대형멀티짐에는 발을 들이지 않을것 같습니다. 

 

현재 그레이시 바하로 옮긴 후 10명 내외의 작은 규모 수업을 듣고 있지만, 회원 개인개인에 대한 

 

세심한 지도는 훨씬 잘 이뤄지고, 기술을 다듬기에는 더 좋지 않은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